
던말릭의 PAID IN SEOUL은 서울을 배경으로 삼는 앨범이 아니라 서울에서 살아가는 감각 자체를 랩으로 전시하는 앨범이다. 2021년 10월 19일 공개된 정규 2집은 12곡, 약 34분으로 구성된다. 제목에는 도시에서 살아남고 경쟁하고 돈과 관계와 자존심을 동시에 계산해야 하는 사람의 감각이 들어 있다.
Not an ambition은 앨범의 출발부터 남들이 정해준 야망을 그대로 따르지 않겠다는 태도를 제시한다. 칭칭칭에는 DeVita가 참여해 던말릭의 직선적인 랩에 다른 결의 보컬을 더한다. 마천루에는 JUSTHIS가 참여한다. 높은 건물의 이미지는 성공과 경쟁을 동시에 뜻하며, 빛나는 전망과 아래를 내려다보게 만드는 압박을 함께 보여준다.
Be a pro와 Human fever는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한 태도와 그 과정에서 생기는 열을 다룬다. 고기반찬은 거대한 도시를 말하면서도 식사와 이동처럼 손에 잡히는 현실로 내려온다. 도시의 추상적인 야망과 생활의 물성이 한 제목 안에 붙으면서 앨범이 실제 사람의 하루에 가까워진다.
Good night night에는 pH-1이 참여한다. 하루가 끝난 듯하지만 머릿속은 계속 돌아가는 밤의 감각이다. 요청 99+에는 릴러말즈가 참여해 끊임없이 들어오는 연락과 대답해야 하는 관계의 압박을 도시의 소음처럼 만든다. Sole Survivor에는 김효은과 FANA가 참여하며, 생존을 승리한 사람의 트로피가 아니라 끝까지 자신을 잃지 않은 상태로 보여준다.
서울로 와는 초대처럼 들리지만 기대와 경고가 함께 있다. 서울은 기회가 많지만 그 기회를 얻기 위해 감당해야 할 비용도 크다. Paid in seoul에는 우원재가 참여한다. 제목의 paid는 돈만이 아니라 시간과 자존심, 이동 거리, 관계에서 치른 비용까지 포함할 수 있다. 화려함 아래 피로가 남는 이유다.
마지막 Ride it like는 도시를 관찰한 뒤 결론을 내리기보다 계속 움직이며 끝내는 방식이다. 피처링은 앨범의 장식이 아니라 도시의 표정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 PAID IN SEOUL은 서울에 대한 해설서가 아니라 차 안과 거리와 건물 사이를 통과하며 만들어진 랩의 기록이다. 도시의 속도와 정밀한 랩을 함께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